본문 바로가기

2015

시작과 끝 1. 불현듯 시작과 끝이란 칼로 벤 듯 "더이상"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처럼. 예전엔 12월 31일이 지나가면 새로운 태양이 뜨고 1월 1일이 시작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었고, '말'과 '초'가 나뉘는 만큼 오랜 것, 못난 것은 버리고, 새로운 다짐을 했던 것 같다. 물론 다가오는 시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잔뜩 품을 채로. 과거와 현재의 명확한 구분.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준비. 하지만 어느샌가 1월 1일이 되었다고 해서 지난 해가 끝나는 것이 아님을, 또 새해가 오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작년, 또 재작년에서처럼,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샌가 나는 2013년에, 혹은 2014년, 2015년에 속해있었다. 어느새 과거가 물러가 버렸는지, 그리고 어떻게 내가 그 해.. 더보기
그래요? p209 "...'웩, 웩' 지난 1년을 토해내고 싶었다. 목구멍에 손가락을 넣고라도 토해내고 싶었다. 그러나 무슨 재주로 사람이 집어먹은 세월을 다시 토해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결코 세월을 토해낼 수는 없으리란 걸, 다만 잊을 수 있을 뿐이란 걸 안다. 내 눈가에 나이테를 하나 남기고 올해는 갈 테고, 올해의 괴로움은 잊힐 것이다. 나는 내 망년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한 만추국을 갖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뭐 포인새티아라든가 하는 서투른 서양 이름이 아닌, 이름도 의젓한 만추국이 화려하게 만개할 즈음 나는 내 한 해를 보내고 그리고 잊어버릴 것이다." 더보기
나도 이제는 정리하고 싶다. 2014년은 계속된다. 2015년에 맞게 나를 찾아온 새로운 다짐과 약속을 받아들이면서도 아직은 아무것도 떠나보내지 못했고,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했다. 내 안에 남은 것이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친 상태다. 자유. 자유가 그립다. 내면의 자유. 나도 이제는 정리하고 싶다. 외롭다. 이유있는 정당한 고독이 내 안에 머문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