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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앞날의 일에 대하여 당연한 일이지만, 앞날에 무슨 일이 생길지 따위는 알 수 없다. 절대로 모른다. 알 턱이 없다. 내가 어렸을 때 일인데, 라디오를 듣고 있으려니 "저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록 음악을 정말 싫어합니다. 그런 것들은 얼른 없어져버리면 좋겠습니다"라는 사연을 디제이가 읽어주었다. 당시는 1950년대 후반, 엘비스 최고 전성기였다. 그 사연에 대해 디제이는 "그렇군요, 이렇게 시끄러운 음악은 그다지 오래가지 않겠지요"라고 말했다. 나는 아직 어린애였기 때문에 '그런가, 로큰롤은 이제 끝인가'하고 순진하게 믿었다. 하지만 엘비스의 음악은 살아남았고, 롤링 스톤스는 한층 더 시끄러운 음악을 연주해서 몇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리고 이것도 비슷한 시기의 일인데, 한 잡지에 '미래에는 전자두뇌가 일반적으로 보급될까요?.. 더보기
문장을 쓰는 법 장차 글을 써서 먹고살고 싶어하는 젊은이들로부터 종종 "문장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게 좋습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 나같은 사람에게 물어본들 별 뾰족한 수는 없을 테지만, 뭐 좌우지간 그런 일이 있다. 문장을 쓰는 비결은 바로 문장을 쓰지 않는 것이다-이렇게 말해봐야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요컨대 '지나치게 쓰지 말라'는 뜻이다. 문장이란 것은 '자, 이제 쓰자'고 해서 마음대로 써지는 게 아니다. 우선 '무엇을 쓸 것인가'하는 내용이 필요하고, '어떤 식으로 쓸 것인가'하는 스타일이 필요하다. 그런데 젊은 시절부터 자신에게 어울리는 내용이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는가 하면, 그건 천재가 아닌 한 힘든 일이다. 그래서 어딘가에 이미 있는 내용이나 스타일을 빌려와 적당히 헤쳐나가게 된다. 이미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