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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소리

from, to,

 

오랜만에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를 꺼내들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내가 변할지언정, 언제든지 꺼내들어 읽게되는 책이 있다. 아무리 내가 변해왔어도, 여전히 되고 싶은 내가 여전히 저 멀리에 있음을 느낀다. 인용된 적 없는 내 삶의 레퍼런스. 자발적인 마음과 의지, 일정한 체념과 납득, 흔들리지 않는 일상, 그런 것들. 욕심부리며 살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과연 무엇이 욕심인지도 모른채 살아간다. 흘러가는 대로 나를 맡기고 싶으면서도 발이 닿지 않는 그 깊이가 나는 정녕 두렵다. 그렇다고 단단하게 굳어있는 현실을 살지 못하는 것 또한 버겁다. 과연 나를 구원할 수 있을까.

 

나는 어디로 흘러가려고 하는 것일까. 어느 깊은 물 속에 잠겨 어떤 바다로 흘러가고 있는 것인가. 

 

내 마음 속에서 아련하게 들렸던 먼 북소리는 그저 꿈이었던가, 환상이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