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산다는 것
나는 언제나 불안했고, 고독했으며, 슬퍼했다.
정제되지 않는 언어로, 오늘은 쓴다.
지난 날들은 내게 기억과 추억, 그리고 아픔을 묻히고 지나갔다. 시간은 그저 흘러갈 뿐이었다. 조금의 사족을 덧붙이자면, 물론 행복한 순간도, 날 진정으로 웃음짓게 하는 것들도 많았다. 하지만 현재하지 않는 모든 것들은 결국 지나가는 것에 불과하다. 과거로 계속 물러가는 것들. 찰나의 순간이 지나가면 더이상 슬픔도, 기쁨도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듯하지만, 결국 모든 것이 지나갔다는 것은 내게 얼마간의 허무함, 대체로 슬픔이 되었던 것 같다. 아니면 현재의 이런 지배적인 감정이 앞선 모든 것을 압도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건강한 추억들이 나를 세워내지만, 슬픔은 언제나 뾰족한 나를 깎는다. 기쁨과 가벼운 즐거움이, 작은 보람이 앞으로 떠밀지만, 그럴수록 내면의 고독이라는 그림자는 갈수록 길어지는. 내 손으로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나란 사람의 바탕은, 어쩌면 높고 푸른 파도가 순식간에 검은 바다로 바뀌는 것과 같이 불안정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정말 많이도 변해왔지만, 어쩌면 설익었었던 내가 그 농도를 달리한 것일뿐일지도.
감정의 파편은 언제나 노래로, 글로 내게 되돌아온다. 하지만 그리 남겨두지 못해서 오늘도 아까워한다. 어떤 노래는 아직도 듣지 않는다. 하지만 기억, 내가 만든 그 기억들.
한 번만 산다는 것,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 무언가를 지고 간다는 것. 자유를 꿈꾸었으나 한 번도 떠나가보지 못한. 나는 누구인가, 언제 나는 안도하는가.
나는 중요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 이제까지 해왔던 그 어떤 방식보다 가장 힘겹고 아프게, 하지만 희망적으로 달리 이야기해보자면, 더 가벼워지고자 하는 마음을 담는 자유한 발걸음으로.